a16z의 Analyst였고 현재는 Independent Analyst 활동하고 있는 Tech Analyst Benedict Evans의 글을 번역했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부가적인 설명을 더했고, 글의 맥락상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삭제하였습니다. 미숙한 번역으로 오역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원문은 아래 링크에서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기술 세계에서는 PC, 웹, 스마트폰처럼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명확한 분야도 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많은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체는 없고, 질문으로 가득 차있는 분야도 있죠. 물론 일부 블록체인 업계 사람들은 Crypto만이 유일한 문제이자 솔루션이라고 생각하겠지만, 2022년에 접어들면서 수조 달러짜리 시장은 매우 많아졌습니다. 이런 것들이 제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들이죠.
Crypto는 매우 거대하고 중요하면서도, 아직 이르고 막연해보입니다. 아직 이것을 뭐라고 불러야 하는지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을 정도죠. 또한 허위, 과장 광고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때로는 비이성적이고, 종교적인 것처럼 보이기까지 하니까요. Crypto와 관련해서 이론적으로는 머신러닝, 오픈소스와 같은 몇몇 중요한 아이디어가 있기는 합니다만, 그 다음이 무엇을 할 수 있을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현재 Crypto scene에서는 초기 PC나 인터넷이 그랬던 것처럼 사람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하나씩 만들어나가고 있습니다. 때문에 관련 기술의 정교함과 복잡함이 엄청나게 증가하고 있는데요, 이렇게 기술이 복잡해 질수록 일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는 것과는 점점 더 멀어지고 있으며, 오히려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메타버스에 대해 이야기하면서도 TCP/IP가 어떻게 작동해야 하는지, 새로운 ‘World Wide Web’이 단순히 변형된 Hypertext인지 설명하지고 못하고 있어요. 언제쯤 Op-sec에 대한 구구절절한 설명없이 Netscape을 설치하라고 할 수 있을까요? (언제쯤 Crypto scene에서 유의미한 프로덕트가 나올 수 있을지 이야기하는 듯)
한편, 탈중앙화라는 모호한 개념이 실제 User, 프로덕트가 가지고 있는 역동성과 중앙집권적 성질을 만나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웹은 애초부터 분산되어 있었지만, 가장 큰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것은중앙 집중화된 검색과 소셜 미디어입니다. 오픈 소스라는 혁명적인 아이디어는 기술 분야를 변화시키고 있었고 실제로도 변화를 만들어냈지만, MS Office는 25년동안 엄청난 돈을 벌어들이고 있죠. iPhone 역시 수백 만개의 앱으로부터 수십 억개의 다운로드가 이루어지고 있는 오픈 소스 플랫폼이지만 여전히 폐쇄적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의미에서 폐쇄적이고, 개방적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일까요? 특별히 Crypto scene에서는 ‘할 수 있을까’,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보다는 ‘어디에서 할 수 있을까’가 더 적절한 질문같아 보입니다.
결국 블록체인은 합의와 소유권, 그리고 모든 것이 통합된 인센티브를 기반으로 탈중앙화된 앱과 서비스를 만들 수 있게 해주지만, 이것을 실제 프로덕트로 만들기 위해 필요한 질문은 이제 막 시작된 것 같아보입니다.
VR기기의 성능은 이제 꽤 좋아졌고, 몇 가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이것을 가지고 게임을 넘어선 무언가를 할 수 있을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사람들은 무엇이든 실제로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할 수 있는 AR 안경에 대해서도 상상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AR 안경을 위한 광학 기술은 아직까지도 만들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언제쯤 만들어질지도 모르고요. Meta는 거의 원가에 가까운 가격으로 오큘러스 퀘스트 2를 천만대 정도 팔았지만, 이것이 얼마나 의미있었는지, 이 산업이 얼마나 더 성장할 수 있을지 알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어의 법칙에 따라 엔지니어링 기술이 더 발전하고, VR이 스마트폰 이후의 보편적인 기기가 되고, AR을 위한 광학기술이 만들어지고나서 10년 정도 후에 이 모든 것들을 가지고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추측하는 것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화이트보드를 이런 추측들로 채우고 그것을 ‘메타버스’라고 할 수도 있겠죠. 아직은 모르겠습니다만, 과연 소프트웨어의 미래가 모든 것을 현실과 가까운 3D 오브젝트를 만드는 것 정도였나요? 지난 30년 동안 우리가 추구해왔던 것들은 좀 더 추상적이고 새로운 것들이 아니었을까요?
문제는 멋진 컨셉의 비디오를 만드는 것은 쉽지만, 지금 상황에서 디테일을 이야기하는 것은 , 2005년에 모바일 인터넷에 대한 구체적인 예측을 시도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입니다. 무언가 새로운 것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은 분명했지만, 그게 무엇인지는 알 수 없었고, 아무도 스마트폰이 PC를 대체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쿠퍼티노의 오래된 컴퓨터 회사가 그것을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도 상상하지 않았겠죠. AR과 VR은 차세대 스마트폰이 될 수 도 있겠지만, 반대로 스마트 워치, 드론, 게임 콘솔과 같은 기기에 머물게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게임은 예전부터 큰 산업이었지만, 기술 산업의 한 분야로만 취급받아 왔습니다. 콘솔과 PC게임을 하는 사람들은 2억 5천만 명에서 3억 5천만 명 정도로 추정되고 있는데요, 엄청나게 많은 것 같아보이지만 실제로는 Snapchat보다도 작고, 오늘 날 스마트폰 사용자 50억 명과 비교해봤을 때는 더욱 작아보입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게임에 매력을 느끼고, 더 많은 스마트폰 유저들을 게임에 끌어들이고, 게임 회사가 VC들에게 투자받는 스타트업들과 더 비슷해진다면, 그리고 이것이 VR, AR과 합쳐져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면 지금 게인 산업에 대한 업계의 시선도 바뀔 수 있을까요?
저는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바일 게임 매출이 PC와 콘솔을 합친 것보다 크고, Roblox와 Fortnite가 새롭고 창의적인 플랫폼으로의 가능성을 보이고 있는 것처럼 말이죠. 하지만 사람들은 비슷한 이야기를 World of Warcraft와 Second Life가 나올 때에도 했었습니다. 그리고 무어의 법칙, 광역 통신망처럼 새로운 변화에 필요한 기본적인 메커니즘도 아직까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철도, 음식, 항공기, 자동차를 포함해 크고 중요하고 복잡한 모든 산업에는 규제가 존재합니다. 또한 기술 역시도 규제가 필요한 산업이죠. 그러나 자동차를 규제한다고 해서 ‘자동차’ 그 자체를 규제하는 것은 아닙니다. 교통법규에서부터 안전벨트와 음주 운전과 같은 것들을 규제하고 있죠. ‘기술’을 규제하는 것은 자동차를 규제하는 것만큼이나 복잡한 이해관계로 가득 차 있습니다. 여기에는 어떤 규칙들이 있어야 하는지, 이 가운데서 상충하는 관계는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논의해야할 것들이 수없이 많습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개인정보에 대한 규제는 경쟁에 대한 규제와 충돌하기 마련입니다.
한 발 물러서서 생각해보면, 규제가 기술 산업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얼마나 변화시키는지 명확하지는 않습니다. 논의 중인 규제의 대부분은 기본적으로 기존 플레이어들의 폭리를 낮추는 것이지만, 반대로 새로운 플레이어들의 진입 장벽을 높이기도 합니다. 또한 어떤 규제는 특정 비즈니스 모델을 제한하거나 완전히 없애버릴 수도 있습니다. 노동법이 Uber에게 미친 영향이 그렇죠. 규제를 통한 인위적인 변화가 아닌 구조적인 변화는 어떻게 만들어질 수 있을까요? 검색, 소셜 미디어, 운영 체제는 자연스럽게 독점이 이루어지는 시장입니다. 그리고 이런 자연적 독점을 막기는 사실상 어렵습니다. 단지 규제할 수 있을 뿐이죠. 만약 Instargram이 Meta에 인수되지 않고, 별도의 회사가 되었다고 하더라도 사실상 Meta와 경쟁하기는 어려웠을 것입니다.
기술 규제의 물결이 점점 다가오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이러한 규제가 User들의 일상적인 경험을 얼마나 변화시킬 것인지는 분명하지 않으며, 그것을 의도하는 것도 어렵습니다. 한편, 매년 실리콘밸리에서 만들어지는 3,000개에서 5,000개의 테크 스타트업들은 대부분 Platform이나 Social Network, Adtech가 아닌 다른 비즈니스이기 때문에 큰 영향을 받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는 모두 프라이버시가 중요한 문제라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감시 자본주의!’와 같은 맹목적인 슬로건을 제쳐두고, 프라이버시에 관해 우리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프라이버시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또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런 합의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는 추적당하는 것은 원하지 않으면서도, ‘연관성’과 ‘개인화’는 좋아합니다. 또 프라이버시를 중요하게 여기는 Apple은 Private CSMA 스캐너를 만들었지만, 아무도 그게 Private하다고 생각하고 있지 않아요. 이처럼 우리는 프라이버시를 원한다고 이야기하지만, 그것이 의미하는 바에 대해서는 모두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광고와 마케팅이 1000조 달러 규모의 시장이고, 이중 3분의 1이 온라인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는 매우 시급한 문제인 것 같습니다. 또한 광고와 마케팅은 이커머스의 거의 유일하게 레버리지를 만들어낼 수 있는 역할을 하는 동시에 새로운 브랜드의 성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프라이버시와 관련된 거의 대부분의 문제는 쿠키인데요, 이에 대한 우려가 커짐에 따라 쿠키는 점점 사라져가는 추세에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무엇이 쿠키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광고&마케팅 업계는 사용자 관련성과 프라이버시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이에 대한 어떤 가이드라인도 없는 상황입니다.
사실 광고주들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은 사용자들의 개인정보가 아닙니다. 광고주들은 단지 아기를 가진 사람들에게 기저귀를 보여주고, 기저귀가 필요없는 사람에게는 보여주고 싶지 않은 것인데요, 또 어떤 광고가 더 효과적인지 알고 싶어할테고요. 데이터는 석유가 아니라 모래에 가깝습니다. 업계에서는 First-Party와 On-device는 안전하다고 주장할 수 있겠지만, 다른 이들도 동의할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앞으로도 우리가 진정한 개인정보의 의미에 대해 합의를 이루지 못한다면, 개인정보 Google, Apple, Meta, Amazon이 제공하는 정보는 괜찮다고 생각할 것이고, 이는 새로운 진입장벽을 만들어낼 것입니다. 개인정보에 대한 규제는 경쟁과 충돌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여기에는 훨씬 더 본질적이고, 또 중요한 문제가 있습니다. 컴퓨터는 우리의 질문에 답을 주기 위해 만들어진 기계입니다. 컴퓨터가 우리 삶에서 보이지 않게 될수록 더 많은 문제에 대한 답을 줄 수 있어야 하죠. 만약 제가 Apple Glasses에게 “지난 주에 디즈니에서 빨간 셔츠를 입고 있는 사람을 만났는데, 그 사람 이름이 뭐야?” 라고 물어본다면, 어떤 문제가 생길까요? 그리고 정부에서는 독점을 규제하기 위해 Apple의 경쟁자들에게 API 접근 권한을 주도록 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만약 누군가 블록체인 기반 SNS를 시작한다고 했을 때, 모든 데이터가 퍼블릭 블록체인에 기록된다면, 퍼블릭에는 어떤 데이터가 포함될 수 있고, 그 의미는 무엇일까요? 지금까지 프라이버시에 대한 논의는 항상 철학적이고, 작은 규모에서만 이루어져 왔습니다. 하지만 머지않아 프라이버시 이슈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규모로 발생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 알고 있어야 하겠죠.
자동차 산업의 중심은 전기 자동차로 이동하고 있으며, 이는 자동차의 많은 것들을 바꾸고 있습니다. 부품은 줄어들고, 공급업체도 달라지며, 자동차와 관련된 소프트웨어는 더욱 정교해지고 있습니다. 우리는 현재 단순한 소프트웨어를 가진 복잡한 자동차에서 복잡한 소프트웨어를 가진 단순한 자동차로 변화하는 과도기에 있습니다.
기술적 관점에서 봤을 때, 이것은 스마트폰이 휴대폰을 장악한 것과 같습니다. 전통적인 자동차 회사들이 개발자 몇 명만 있으면 소프트웨어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예전과 비슷하죠. 하지만 이것이 진짜로 예전과 같은 상황인지, 그렇지 않은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습니다. 전기차가 일반 자동차보다 더 나은 차인 것은 사실이지만, iPhone이 블랙베리보다 더 나은 휴대폰은 아니었기 때문이죠. iPhone과 블랙베리는 외관상 비슷했지만, 실제로는 완전히 다른 것이었습니다. 과연 전기차가 얼마나 큰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요? Bulls는 Tesla가 소프트웨어 회사라고 생각하지만, Bears는 Tesla를 여전히 자동차 회사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보입니다.(Bulls는 주식 시장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사람을, Bears는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사람을 말함. Tesla가 미친 상승을 했다는 점에서 이렇게 사용한 듯)
전기차보다는 오히려 자율주행이 잠재적으로 훨씬 더 심오하고 파괴적이며, 자동차의 본질을 변화시킨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운전대가 없는 자동차는 더 이상 자동차라고 할 수 없기 때문이죠. 이것은 자동차가 처음 만들어졌을 때 만큼이나 많은 논의가 필요해보입니다. 기술적으로 해결해야할 것들도 여전히 많고요. 이런 상황에서 Tesla가 지금의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지, Google의 Waymo가 앞서 나갈지, 여기에도 승자독식 효과가 적용될 수 있을지 아직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이 모든 것이 언제, 어떻게, 어디서 이루어질지 모른다는 것입니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자율주행이 거의 완성된 것 같았지만, 지금은 완전 자율주행이 ‘아직 안되는 모든 것은 AI다’ 와 같은 농담과 같아졌습니다. 완전 자율주행을 위해서는 Genernal AI가 필요합니다. 완전 자율주행이 ‘General AI’ 처럼 수십 년이 걸릴지는 모르겠지만, 그 전까지 제한적인 자율주행을 경험할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중국은 수십 억명의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식료품 쇼핑에서부터 금융 거래까지 모든 것을 모바일과 앱을 통해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이와 관련된 새로운 아이디와 비즈니스 모델이 쏟아져나오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출시되는 서비스 중 대부분은 우리가 직접 사용하거나 테스트하지 못하고, 때로는 이해하기 어려워보이는 것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흥미로워보입니다. 그러나 이들은 여전히 가려져있고, 완전히 다른 시장 구조를 갖추고 있으며, 강한 정부의 통제 아래에 있습니다. 작년에도 챔피언 몇 명을 무릎 꿇렸죠. 중국 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아직 해결되어야 할 것들이 많아보입니다.
저는 중국 전문가가 아니며, 이런 이슈들은 중국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는 것이 좋겠지만, 외부인의 관점에서 봤을 때, 중국과 관련해서 다음 세 가지 주제가 매우 중요할 것 같습니다. 첫 번째로 이커머스나 소셜 미디어와 같은 중국의 B2C 서비스는 다른 글로벌 플레이어들이 벤치마킬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것입니다. 아마 한동안은 크게 바뀌지 않을 것입니다. 두 번째는 중국 기업들의 글로벌 진출 가능성입니다. WeChat의 사례를 봤을 때는 어려울 것 같아보이지만, 또 TicTok의 사례를 봤을 때는 가능한 것 같습니다. 최근에 있었던 중국 정부의 강한 규제가 중극 기업들로 하여금 규제가 적은 글로벌로 진출하게 할 것인지, 중국 시장에 집중하게 할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물론 어느쪽이든 아이디어와 비즈니스는 전 세계로 퍼져나갈 것입니다. 미국 최대의 페스트 패션 리테일러가 된 Shein의 다음은 누가 될까요? 그리고 세 번째, 만약 중국 기업에 투자를 하지 못하게 된다면, 그 자본은 어디로 이동하게 될까입니다.
저는 중국 전문가가 아니고, 그렇다고 해서 거시경제 전문가는 더욱 아니지만, 거시적 관점에서 현재 기술 업계는 매우 중요한 시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팬데믹은 기술 업계가 얼마나 거대하고, 중요한지를 드러내는 동시에 이를 가속화했스빈다. 과거에 괜찮은 테크 스타트업은 1억 달러에서 10억 달러 정도의 벨류를 인정받았지만, 현재는 1천억 달러에서 많게는 1조 달러 규모로 평가받는 회사들도 점차 많아지고 있습니다. 또한 10년동안 지속된 저금리와 기술 산업에 투자하는 자본의 증가로 새로운 기회와 이를 쫓은 스타트업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Tesla의 벨류에이션은 전례없는 옵션 거래로 인해 1조 달러가 되었습니다. a16z는 일반적인 VC의 10배에 달하는 200억 달러 이상의 자산과 300명의 심사역을 운용할 정도로 거대해졌고, Tiger Global은 2021년에만 약 300개의 스타트업에 투자했습니다. 시드 라운드에서 1억 달러는 이제 흔한 일이되었죠. 지금 상황이 이전과 많이 다른 것은 사실이지만, 저는 늘 그래왔다고 생각합니다. 파티의 음악이 끝나면 누가 잘했고, 누가 운이 좋았는지 알게 되겠죠. 사람들은 코로나가 파티를 멈출 것이라며 걱정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를 더 가속했습니다. 하지만 역사가 알려준 것은 조만간 조정이 있을 것이라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이야기한 것들은 대부분 기술의 미래에 대한 것이지만, 지난 달 제가 발표한 Trends Presentation의 핵심은 기술 산업보다 훨씬 큰 산업들이 기술 산업으로 인해 큰 혼란을 겪고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것도 기술 업계에서 10년, 20년 전에 예상한 방식으로 말이죠. 브랜드, 소비재, 광고&마케팅, TV, 소매&전자상거래를 넘어서 오래된 벨류체인은 끊어지고, 기존의 성공방식은 사라질 것입니다.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고요. 기존의 플레이어들은 새로운 플레이어들로 대체될 것입니다. 미국의 TV 프로그램 구독자는 3분의 1로 줄어들었고, Amazon의 GMV(Gross Merchandise Value)는 아마 Walmart를 앞질렀을 것입니다. Shopify는 Amazon의 45%정도 되고요.
20조 달러가 넘는 글로벌 소매업들은 “사람들이 온라인에서 물건을 살 것이다” 라는 상당히 진부한 아이디어가 실현됨에 따라서 혼란에 빠지고 있지만, 사실 대부분의 기술적인 문제가 아닙니다. Netflix는 기술 회사지만, Netflix가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 대부분은 TV 산업과 관련되어 있죠. 인터넷 역시 이커머스를 가능하게 했지만, BOPIS(Buy Online, Pick up Stores)는 유통에 관한 문제입니다. 영국과 미국 이커머스의 절반이 소매점에서 온다는 것도 주목해야 하고요. 그렇다면 마케팅과 유통의 변화로 인해 브랜드는 더 많아지게 될까요, 아니면 더 줄어들게 될까요? 얼마나 많은 D2C 브랜드가 생겨나고, 이들은 얼마나 성장할 수 있을까요?
10년 전 Uber와 Airbnb는 “Software eating the world”라는 문구를 상징하며, 소프트웨어가 산업을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었습니다. Airbnb는 호텔에 소프트웨어를 판매하지 않고, 호텔 그 자체를 바꾸고 있죠. 똑같은 일이 다른 모든 산업에서도 일어나게 될 것입니다. Netflix나 Shein과 같은 회사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생겨날 것입니다. 기술은 게임의 판도를 바꾸지만, 게임은 결국 산업 안에서 하게 되니까요.
이 글은 2022년 초 제가 베를린에 있을 때 번역했었습니다. 블록체인에 딥다이브하고 플랫폼을 migration하면서 다시 읽고 수정하게 되었는데요, 불과 5개월 정도가 지났지만 벌써 많은 일이 일어난 것 같습니다. 여전히 고질적인 문제로 남아있는 것도 있고, 빠르게 바뀌고 있는 것도 있는 것 같아요. 모든 글이 그렇지만, 특히 전망하는 글은 논리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논리가 얼마나 탄탄하냐에 따라 일류가 될 수도 있고, 삼류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실지 궁금하네요. 읽어주셔서 감사드리고, 또 다른 글로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