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agments (KR)

이 글을 읽으실 때 고스트프로젝트 웹사이트에서 메모리즈 탭을 열어서 같이 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https://ghostsproject.com/memories.html

Story behind Fragments

이야기는 어떤 도시, 이름 모를 남자의 시점에서 갑자기 시작됩니다.

남자의 이름을 모르니, 미상, 이라고 부르기로 할게요. 신원 미상 할 때의 그 미상이요. 남자는 오래 전 부터 공허함을 느껴왔어요. ‘내'가 ‘나' 인게 싫고, 무언가 다른 존재가 되고 싶었어요.

 

구체적으로 어떤 존재가 되고 싶었을까요? 알 수 없었어요. 그래서 남자는 그 손에 잡히지 않는 모습들을 구현해보려고, 아주 엉성한 모양의 옷가지들을 만들었어요. 그리고 매일 밤, 그 서로 다른 껍데기들을 바꿔입으며 거리를 돌아다녔어요. 그 순간 순간은 기분이 조금 괜찮았어요. 그렇지만 이런게 다 부질 없는 시도임을 스스로도 당연히 알고 있었고, 매일 밤 후회하고 절망했어요. ‘다른 무언가가 되고 싶다. 그런데 될 수 없다.

 

그런 남자의 방에, 작은 버섯이 하나 날아들어왔어요. 남자는 본능적으로 냄새를 맡았고, 즉시, 아주 강렬한 환각을 보게 됐어요. 환각 속에서 남자는, 자신이 진짜 다른 존재로 변화하는 경험을 했어요. 남자는 버섯과 사랑에 빠졌어요. 그리고 아주 오랜 기간동안 칩거하면서, 버섯의 환각에 빠져 지냈어요. 남자는 환각 속에서, 자신이 다른 존재가 되는 것을 넘어서, 자아가 여러개로 확장되는 경험을 했어요. 참고로 그렇게 환각 속에서 탄생한 존재들이 해골들이에요. 고스트 Skull Trait 들이요.

 

그렇게 여러 날을 환각에 빠져 지내다 보니, 어느덧 버섯은 꽤나 많이 성장해있었어요. 먹음직스러울만큼이요. 남자는, 버섯을 약간은 떼어 먹어도 되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어요. 냄새만 맡아도 이렇게 즐거운데, 맛을 보면 어떨까?

 

남자가 버섯을 뜯어먹으려 다가가는 순간, 버섯은 갑자기 두 다리를 뻗고 화분에서 뛰쳐나와, 남자의 방을 탈출합니다. 그리고는 차에 치여 조각조각 부서져버려요. 이건 사고사일수도 있고, 자살일수도 있고, 번식을 위한 의도적인 과정일 수도 있어요. 수천, 수만 조각으로 조각난 버섯은, 시민들의 몸 속으로 들어갔어요. 남자는 절망했어요. 그리고 언뜻, 도시가 버섯에 집어삼켜지는 미래를 봤어요. 아마 버섯과 너무 오래 함께했기 때문에, 그냥 알 수 있었던걸수도 있어요. 남자는 이게 자신으로부터 비롯된 일이고, 스스로 사태를 해결해야겠다는, 일종의 책임감 혹은 죄의식을 느꼈어요. 그리고, 버섯을 없애기 위한 연구를 시작합니다.

 

그렇게 오랜 시간이 흘렀어요. 도시 여기저기에서 사람들의 몸에 버섯이 돋아나는 일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작은 해프닝 같은거였어요. 그러나 이 증상은 서서히, 꾸준히 널리 퍼져나갔어요. 마치 어떤 전염병 처럼이요. 그러다가 어느 순간, 버섯이 숙주의 몸을 완전히 지배하는 사례들이 생기기 시작했어요. 감염된 사람들이 ‘버섯인간' 으로 변하기 시작했어요. 참고로 82번, 버섯 인간 장면을 보시고 제 지난 작품 중 하나인 PlayingArts Project의 JoC (Jack of Clubs)를 다시 보시면 느낌이 조금 다르실거에요.

 
 

도시 곳곳에서 기괴한 모습의 버섯인간들이 등장했어요. 버섯인간들은 시민들을 흡수하거나 자기들끼리 서로 합체해나가며 덩치를 키워갔어요. 그리고 곧, 도시 전체를 점령했어요. 도시 한복판에 거대한 버섯 기둥이 생겨났어요. 그리고 드디어, 오랜 기간 동안 칩거해있던 우리의 주인공, 신원 미상 남성의 방문이 열립니다. 참고로 남자가 입고 있는 이 코스츔은, 초반부 남자의 집 여기저기에 걸려있던 기괴한 옷들의 가공 전인 기본 버전이에요.

 

여하튼, 망가진 도시와 거대한 버섯기둥을 마주한 남자는, 자신이 너무 늦었다는걸 깨달았어요. 그러나, 일을 마무리 짓기 위해 잭과 콩나무처럼 버섯기둥을 타고 오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저희가 알 수 없는 어떤 방법으로 버섯을 퇴치하는데 성공하는 것 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버섯은 자폭을 시도하고, 세상은 멸망하는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갑자기 미스터 미상, 노란 자켓을 입은 인물이 나타나서 손가락을 튕겨요. 마치 모든것을 리셋하는것처럼 보이죠? 그는 주인공에게 요술지팡이를 건네주고 홀연히 사라집니다. 주인공은 이 요술지팡이를 사용해서 세계를 창조할 수 있다는걸 알게돼요. 그래서. 도시를 건설하기 시작해요. 도시가 있으면 사람이 필요하겠죠? 그렇지만 남자에게는 다양한 인간을 창조할만한 상상력이 없었어요. 내면이 텅 빈 사람이니까요. 그래서, 스스로의 모습을 복제해서 세계에 채워넣기 시작해요. 이렇게 만들어진 세계가 의 배경이 되는 세계입니다.

 

이 세계는 같은 하루가 끊임 없이 반복되는 작고 평탄한 세계에요. 남자는 자신이 만든 미숙한 장난감을 들여다보며 행복해합니다. 그러나 하루가 무한에 가깝게 반복되고 반복되면서, 점차 여기저기에서 버그가 발생하며 왜곡되게 됩니다. 이 버그를 겪는 인물이, Modern Life is Rubbish의 주인공인, Franken Aje(프랑켄 아재) 입니다. 그리고 미스터 미상 - 노란 자켓을 입은 이 친구가 이 버그를 통로로 아재의 꿈 속에 들어오게 됩니다. 이게 Modern Life is Rubbish #01번, ‘Odd dream’의 시작이에요. 다들 보셨겠지만, Fragments를 보신 다음 Modern Life is Rubbish 연작을 다시 한 번 보시면 이제 느낌이 많이 다르실거에요. 안보신분 계시면, 보십시오. 재밌을겁니다.

 

👉 Modern Life is Rubbish

여하튼, Modern Life is Rubbish의 사건은 다들 보신것처럼 진행이 됐구요, 미스터미상이 세계에 침입하려고 뚫어놓은 구멍으로, 그놈의 버섯이 다시 등장해서, 침투합니다. 방독면을 쓰고 다니는 이상한 남자 하나가 버섯을 주웠구요, 주인공이 그랬던 것 처럼 화분에 소중하게 기르기 시작해요. 이게 Niftygateway에서 발표한 ‘Masked Workers’의 시작이에요.

 

Masked Workers에는 컬렉션 외의 넘버인 ‘Nothing’이라는 카드가 존재하는데요, 이건 버섯에 대해 경고하려고 주인공이 급하게 보낸 분신이에요. 그러나 사람들은 말을 듣지 않았고, Modern Life is Rubbish라는 세계 또한 또 다시, 버섯에 감염되어서 부서지게 됩니다.

 

절망한 남자에게 미스터미상은 요술안경을 선물해요. 그리고 갑자기 교통사고를 당해, 지상으로, Crypto Voxels라는 공간으로 추락하게 됩니다. 이게 Modern Life is Rubbish #12, ‘MrMisang and Crypto World”의 시작 장면이에요.

 

요술안경을 선물받은 남자는, 텅 빈 것 처럼 보이던 이 곳에 수많은 시민들이, 그러니까 유령(Ghost)들이 디스크 안에 백업되어 있었다는걸 깨닫습니다. 그리고 요술지팡이를 이용해 포탈을 열어, 이 유령들을 다른 차원, 그러니까 지금 저희가 있는 차원으로 보내서 새 생명을 줄 수 있겠다는걸 깨닫습니다. 이게 세일단계에서 저희가 봤던 민팅 페이지인거구요.

 

유령들을 되살려낸 남자는 요술지팡이로 다시 한 번 차원문을 엽니다. 아직 잘은 모르겠지만, 아마 이번에는 남자가 상상하는 유토피아 같은걸 건설하려고 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남자의 등 뒤에서 버섯이 다시 한 번 등장합니다. 그리고 남자의 뒤를 따라 차원문으로 들어갑니다. 여기까지가 Fragments 187번까지의 내용이구요, 그 이후의 이야기는 Special Fragment를 통해 보여드릴게요. 현재 커뮤니티 투표 결과로 ‘악’ 엔딩으로 결정이 났고, 현재 스케치를 보면 마치 남자가 버섯에 감염되려고 하는 것 처럼 보이네요. 자세한건 나중에 Special Fragment가 완성되면 보실 수 있으실거에요.

 

여기까지가 Fragments에서 다룬 내용이에요.

Special Fragments

이후 커뮤니티의 선택에 따라 ‘악’ 엔딩으로 결정 된 Special Fragments 의 이야기를 여기서 더 읽어 보세요.

Epilogue

Fragments는 NFT-PFP를 떠나서, 아바타, ‘대체 자아(alter ego)’란 뭘까? 에 대한 이야기에요. 다른 존재가 되고 싶다는 욕망이란 뭘까요?

주인공 남자에게는 정말 이상한 일들이 많이 일어났어요. 스스로가 이상한 사람이기도 했구요. 환각을 보고, 세계를 창조하고, 자신의 복제물을 만들고, 고스트를 되살려내고, 차원문을 여는등 거의 신에 가까운 능력을 발휘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딱 하나, ‘다른 존재가 되고 싶다’ 는 욕망은 이루지 못했어요. 그 일이 일어났던건 오직 버섯의 환각 속에서였구요. 앤딩인 스페셜 프레그먼트에서 마치, 버섯에 감염될 것 처럼 보이는데요, 남자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지 상상해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만화의 컷과 컷 사이에는 아주 많은 일들이 일어났을 수 있어요. 만화에서 설명되지 않은 부분들은 저도 모릅니다.

예를 들어, 만화의 도입부 이전에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요? 저는 몰라요. 남자는 어떤 구체적인 이유로 공허함을 느꼈고, 끊임 없이 다른 존재가 되고 싶어했을까요? 그것도 몰라요. 스컬들은 주인공의 환각속 존재라고 했는데, 그들은 고스트들이 살던 현실 속으로 실체화 됐을까요? 67번컷을 보면 카페의 간판에 뿔달린 스컬이 등장하는데요, 적어도 사람들의 집단 무의식에 스컬들이 등장했겠다는 상상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물론, 현실로 실체화가 됐을 가능성도 있구요. 버섯을 만나고 환각을 경험했던게 주인공 남자 하나 뿐일까요? 카메라 밖에서는 사실 다른 고스트 중 누군가 또한 버섯의 환각을 즐기고 있었을 가능성은 없을까요? 남자가 느끼는 죄책감은 불필요한거고, 버섯감염 사건은 다른 누군가에 의해서라도 언제던 일어날 일이었을 가능성은 없을까요? 만화에서는 버섯이 도시를 굉장히 빠른 속도로 집어삼켰고, 사람들은 무기력하게 당한 것 처럼 보여요. 그런데 정말 그랬을까요? 버섯인간들에 맞서서 군대를 보내거나, 나름대로 싸우지 않았을까요? 제 생각에는 분명 버섯을 추종하는 무리들도 있었을 것 같아요. 컬트종교집단일수도 있구요. 아니면 버섯이 돋아난채로 인플루엔서 활동을 했던 사람이 있었을수도 있구요.

 

고스트들이 살았던 곳은 굉장히 평범한 도시인것 처럼 보여요. 다른 도시는 어땠을까요?

버섯의 기원? 누가 만든걸까요? 아니면 그냥 자연속에서 생겨난걸까요?

다른 cc0프로젝트들의 아바타들이 이 세계에 존재했을 가능성은 없을까요? 예를 들어 mfers가 실험실에서 버섯을 만들어낸건 아닐까요?

고스트가 잠들어있던 디스크 안쪽에서는 어떤 일들이 일어났을까요? 그 안에 또 다른 세계가 있었을까요? 없었을까요?

여러분의 고스트가 이야기 속 어느 공간에, 어느 시점에 존재했는지 저는 몰라요. 하지만 분명히 존재했고, 버섯에 의한 멸망했다가 고스트프로젝트를 통해 부활했다는 사실은 같아요. 저는 개인적으로, 멸망해가는 도시 어딘가에서 기타를 치는 장면 같은게 떠오르더라구요.

Subscribe to GhostsProject
Receive the latest updates directly to your inbox.
Mint this entry as an NFT to add it to your collection.
Verification
This entry has been permanently stored onchain and signed by its creato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