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 택시기사가 술집여자를 사랑한 이유

사사묘 시즌 2 | EP.01 Midnight My Love (2005)

고양이 짤과 함께하는 사회학도의 사회이슈 분석칼럼, 사사묘를 클릭하신 여러분들 감사하묘 (^◔ᴥ◔^)

오늘의 주제는 태국의 성노동자 여성과 택시기사의 사랑을 다룬 영화 소개이묘 (^◔ᴥ◔^)

어서오십시오.
어서오십시오.

목차

  1. 시작 전 잠깐의 담소

  2. 성 노동자의 사랑에 대하여

  3. 스포 없는 줄거리 요약

  4. 태국의 매춘 상황과 역사

  5. 곁에 남겨지는 사랑에 대하여


시작 전 잠깐의 담소

오늘은 오랜만에 다시금 영화 이야기로 구성된 글을 써보려 합니다. 실은 오랜만에 영화 이야기로 첫 문장을 시작하려 하는데, 첫 문장의 끝맺음을 어떻게 지을지 고민이 많았어요. 개인적으로는 '펜을 들었다'는 클리셰한 문장을 좋아하지만, 실제로 글을 쓰기 위해 펜을 드는 현대인은 (거의) 없는 데다 나 자신도 마찬가지로 어디에서나 노트북을 펼쳐 글을 적는 노마드 생활을 시작한 참이어서, 경우와 문장이 맞지 않는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어쨌거나 영화를 소개하기 위해 키보드를 꺼내봅니다. 어째서인지 영화를 소개하기 위해 꺼내는 키보드는 느낌이 다르네요. 이번 영화는 성매매업에 종사하는 여자를 사랑하게 된 순박한 택시기사의 이야기입니다.

성 노동자의 사랑에 대하여

이 영화를 보고 글을 적어야겠다 마음을 먹었을 때, 제가 예-전에 신촌에서 시나리오 수업을 듣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그날은 수업의 첫 시작 날이었고, 각자가 자신의 중요한 기억을 한 가지 적어와 공유하는 시간이었는데, 그날 각자의 이야기가 모두 개성이 있고 특별했지만, 그중 한 남자 수강생의 이야기는 종종 기억에 다시 떠오르곤 합니다. 우연히 성매매 직군의 여성과 사랑에 빠진 이야기를 써왔거든요. 그 수강생은 상대방 여성을 사랑했지만, 그 직업군을 받아들일 수는 없었고, 자신의 반대하고 말리자 상대 여성은 몰래 일을 하기 시작하면서 그 연애는 파국으로 치닫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왜 그 일을 자꾸 하는 거냐고 묻자, 필요한 돈을 마련하려면 이 방법밖에 없다고 대답했었다고. 그리고 아무리 사랑해도 자신은 그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그 수강생은 수업을 끝까지 끝마치지 않았고, 그의 이야기가 시나리오화 되는 것은 보지 못했네요.

이 영화 속에서 제게 가장 참신한 대사로 다가왔던 내용을 하나 공유하려 합니다. 조용히 혼자 삶을 보내는 인물이자 순박한 택시기사로 등장하는 우리의 주인공은 상대 여성의 직업군에 대해 크게 기호나 감정이 없습니다. 그가 싫다/좋다로 감정이 반응하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이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나레이션 대사로는 ‘’ 나는 그 일을 잘 몰랐다. 그러나 내가 한 가지 분명히 알 수 있는 것은 그 일이 나의 일보다는 무척 고되다는 것이다.” 아마도 그 택시기사는 사랑하는 여성을 술집에 다니는 누알(이름)이 아니라 그냥 있는 그대로의 누알로 보였던 것 같습니다.

스포 없는 줄거리 요약

Midnight My Love는 Ananda Everingham과 Ploy Sornarin이 주연 한 2006년의 태국 로맨틱 코미디 영화로 Kongdej Jaturanrasamee가 감독했습니다. 이야기는 방콕의 택시 운전사와 성매매 업에 종사하고 있는 젊은 여성 승객을 중심으로 합니다. 순수해 보이는 남자 주인공은 여성 승객이 적극적으로 다가오자 조용한 미소를 띤 채 그녀를 매일 집까지 태워다 줄 뿐입니다. 여자 주인공이 적극적으로 데이트를 권하고, 끌어안기도 해 보지만 남자 주인공은 답답하리만치 순수하고 동시에 방어적이죠. 그러던 중, 택시 기사에게 인생일대의 위기가 찾아옵니다. 여자 주인공과 함께하고 싶었던 그가 큰돈을 벌 수 있다는 동료의 꼬임에 넘어가 사기를 당하고 만 것인데요. 전 재산을 잃은 그는 더 이상 여자를 볼 낯이 없습니다. 그리고 그 외에도 둘의 사랑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한 두 개가 아니었는데요.

초기의 오해와 후반부의 이별을 극복하고, 두 사람은 결국 사랑으로 이어지는 유대를 형성합니다. 두 사람이 많은 장애물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영화는 인간관계의 복잡성을 탐구하며 사랑과 우정의 힘을 보여줍니다. 이 영화는 로맨스 장르만의 순수하고 밝은 설렘, 또한 영화가 전개되면서 점점 더 깊어지는 진정성을 잘 조화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로맨스 코미디 장르의 진실하지만 가벼운 흐름을 잘 활용하여 인간관계의 복잡성을 탐구했다는 점에서 태국 관객들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으며, IMDb에서 8.9/10의 등급을 받았다고 하는데요. 태국 국가 영화 연맹 상을 포함해 다수의 상을 수상하는 등 큰 반향을 이끌었습니다.

2005년의 흔한 영화 포스터
2005년의 흔한 영화 포스터

태국의 매춘 상황과 역사

태국의 매춘은 공식적으로 불법입니다. 그러나 경찰의 부패와 베트남 전쟁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역사적 상황으로 인해 태국 경제에 성매매업은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빈곤, 낮은 수준의 교육과 농촌 지역과의 빈부격차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고 하는데요. 성매매 업종에 종사하는 인구는 주로 태국 북동부 이산 지역, 소수 민족 및 이웃 국가, 특히 미얀마와 라오스 출신입니다. 2019년의 UNAIDS의 통계에 따르면 태국의 성매매 인구는 총 43,000명으로 집계되었습니다.

역사적 요인으로는 바로 옆 나라였던 베트남의 전쟁이 큰 영향을 끼쳤고요.

*베트남 전쟁은 1955년 11월 1일부터 1975년 4월 30일까지 벌어진 내전이자 냉전시대 전쟁입니다. 남북 베트남 사이의 분단으로 시작된 이 전쟁은 공산주의 진영과 자본주의 진영 간의 대립으로 발전하면서 1964년 8월부터 1973년 3월까지는 미국 등의 외국 군대가 개입하면서 국제전으로 전환되었습니다. 이 기간 동안 전선은 캄보디아와 라오스로까지 확대되었습니다.

베트남 전쟁 당시, 태국은 미국과의 동맹 관계를 유지하면서 베트남에서 전투를 벌이는 미군의 휴전 지였습니다. 이로 인해 다수의 미군 병사가 태국으로 들어오게 되었는데, 이들은 자연스럽게 성매매 산업에 수요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이후 태국에서는 성매매 산업이 발전하게 되었으며, 현재에도 태국은 성매매가 불법이지만 또 암암리에 이를 허용하는 나라 중 하나입니다.

태국과 동남아시아 지역에서의 성매매는 불법 단속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이유로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 지역에서는 성에 대한 태도가 비교적 개방적이며, 경제적 문제로 인해 성매매가 생계 수단으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관광지역에서는 성매매가 상당한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도시지역에서는 상대적으로 성매매가 줄어들고 있지만, 농촌지역에서는 여전히 성매매가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태국의 평균 급여는 하루 8.59달러이지만, 성 노동자는 고객 1인당 85달러를 벌 수 있습니다. 2015년 Havocscope는 태국 GDP의 10%를 차지하는 이 산업으로 연간 약 64억 달러의 수익이 창출되고 있다고 밝혔고요. Havocscope에 따르면 태국의 성노동자들은 태국의 시골 지역에 거주하는 가족에게 연평균 3억 달러를 보낸다는 통계를 확인했습니다.


곁에 남는 사랑에 대하여

직업에 귀천이 없다고 흔히들 말하고는 하지만, 성매매 업종에 종사하는 여성에게 진실된 사랑을 바라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영화를 통해서 저도 다시 한번 사랑이라는 감정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됩니다. 누구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은 나의 부끄러운 모습을, 혹은 나조차도 이해할 수 없는 괴로움을 감싸주는 것이 사랑일까요? 제가 애정하는 평론가 신형철 님은 결여가 있음에도 그 사람을 떠나지 않음이 사랑의 징표가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더 우아하게는 사랑은 없음의 교환이라고도 쓰였고요. 상대방의 '있음'을 욕망하는 게 아니라, 그의 '없음'때문에 그의 곁에 있기로 결심하는 사건이라고요.

각자에게 '없음'은 미워도 버릴 수 없는 애물단지와 같을 텐데요. 싫어도 도망칠 수도 없고, 미워도 떼어버릴 수도 없는 그것이 나의 인생에서 사랑의 증표가 될 수 있다는 게 신기합니다.

결론

사랑을 찾는 것이 두려운 이유는 그것이 근본적으로 인간에게 있어 난제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일차적으로 스스로의 결여에 대한 마주함, 이차적으로 그 결여를 품어줄 누군가를 기대해도 좋다는 희망을 품는 것, 그리고 가장 결정적으로는 현실에 그 누군가가 존재한다는 사실로 그것을 입증해야 한다는 지상 최대의 난제가 한 곳에 섞여있다니요. 그렇게 어렵고 힘든데도 인류는 예전부터 사랑이란 것에 대해 고민해 온 것 같습니다. 그게 대체 무엇이길래 사람들이 노래를 하면 사랑노래, 영화를 찍으면 사랑영화, 편지를 써도 러브레터가 되는 것일까요?

제 친구 중 한 명은 사랑은 기우제 같다고 했습니다. 언제 비가 올지는 모르지만 비가 올 때까지 행동하는 것이라고요. 듣자마자 피식, 하였지만 또 맞는 말 같다고 생각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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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https://mydramalist.com/11484-midnight-my-love

~ FI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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